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현실성과 반전이 매력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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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중에서

 개인적으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 <그녀가 죽었다>가 며칠 전 VOD에 등록이 되어서 저녁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부동산 업자를 하고 있는 변요한의 시점으로 이야기의 막을 올리면서 그가 가진 은밀한 취미를 보여주었다. 그가 가진 취미는 다른 사람의 비밀을 몰래 지켜보는 것이었다.

 

 비밀이라고 해도 아주 대단한 비밀만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사소한 비밀부터 커다란 비밀까지 있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갖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곳은 집이었다. 변요한은 남들을 일상 속에서도 남들을 지켜보는 것만 아니라 그들의 집을 몰래 들어가서 그들이 가진 비밀을 수집했다.

 

 그렇게 은밀한 취미 생활을 하면서 그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바로 신혜선이다. 신혜선은 요즘 말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인물로, 그녀는 처음에 화려한 명품을 자랑하는 인물에서 이제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유기견을 돕는 착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변요한은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진실을 보고 싶어 했다.

 

그녀가 죽었다 중에서

 하지만 사람들이 숨기는 비밀 중에서는 손을 대서는 안 되는 비밀이 때때로 있기 마련이다. 그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 비밀을 내가 알았다는 사실을 비밀을 지키려는 사람이 알게 되었을 때… 목숨의 위기는 찾아온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의 주인공 변요한은 평소처럼 은밀하게 신혜선의 집을 찾았을 때 첫 번째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 위기의 첫 번째 상황은 인기 인플루언서 신혜선이 칼에 찔러 죽은 모습을 목격한 상황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곧바로 119에 전화해서 "여기 사람이 죽은 것 같아요! 빨리 와 주세요!"라고 신고를 하겠지만, 변요한은 신혜선의 카드키를 이용해 집에 무단 침입을 한 상태이다 보니 신고를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모든 사건의 막이 오른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변요한의 시점에서 보는 우리 독자는 당연히 변요한과 같은 시선으로 사건을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 변요한이 살인죄를 뒤집어쓸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 신혜선을 죽인 것으로 추정되는 진범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영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죽었다 중에서

 영화는 그렇게 변요한의 시점에서 점점 불리해지는 상황을 보면서 긴장김을 높이고 있을 때, 이야기의 시점이 바뀌면서 커다란 반전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신혜선의 어머니가 사건 담당 형사를 찾아 과거 그녀가 저지른 일을 말했을 때 '혹시?' 하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모든 사건이 그녀의 계획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에서 볼 수 있는 신혜선이 다른 인물과 짜고 방송을 하는 모습은 우리가 현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전 남친이자 전 소속사 대표에게 성폭행과 지속적인 폭행, 협박을 당했던 쯔양의 사건이 대표적으로, 그 사건에는 '렉카 연합'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있었다.

 

 물론,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은 그런 연합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그들 사이에서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명명백백해졌다. 그리고 온전히 사건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쯔양도 고등학교 시절부터 술과 담배를 즐겨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생각지 못한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참, 이런 모습을 본다면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현실성이 더해졌다. 덕분에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폭로 유튜버와 그 폭로를 당하는 유튜버 사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고 하지 않는가?

 

그녀가 죽었다 중에서

 아마 먹방 유튜버 쯔양의 사건을 비롯해서 종종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던 유튜버들 사이의 폭로 사건을 기사로 접했거나 혹은 그중에서 구독하는 유튜버가 있었을 경우,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신혜선이 꾸민 여러 계획 중 '살인'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과거를 세탁하고 선한 이미지로 지금을 살면서 추악했던 그 과거를 비밀에 부치려고 하는 사람, 그리고 그 비밀을 들키게 되었을 때 좌절하거나 반성하는 게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앞도 뒤도 가리지 않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행동들. 그러한 요소를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반전 요소로 활용해 아주 흥미롭게 그리고 있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범죄도시 4>처럼 크게 히트하지는 못했어도 분명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단, 주연 두 사람의 내레이션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데에 호불호가 조금 있을 수도 있고, 사건의 윤곽이 완전히 드러난 후반부에서는 전개가 쉽게 예상되어 맥이 빠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부분을 고려해도 영화는 재밌었다.

 

 오늘날 유튜브를 통해 인플루언서와 유명인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비밀이 폭로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색다른 재미를 가진 영화로 빛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IPTV VOD를 통해서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다가오는 여름휴가 혹은 주말을 맞아 한 차례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웃음)

 

 
그녀가 죽었다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고객이 맡긴 열쇠로 그 집에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보는 취미를 지닌 공인중개사 ‘구정태’. 편의점 소시지를 먹으며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에게 흥미를 느끼고 관찰하기 시작한다. “관찰 152일째, 그녀가… 죽었습니다.” 급기야 ‘한소라’의 집까지 드나들던 ‘구정태’는 어느 날, 그녀가 소파에 죽은 채 늘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후 그가 ‘한소라’ 집에 들어간 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협박을 시작하고, 사건을 맡은 강력반 형사 ‘오영주’의 수사망이 그를 향해 좁혀온다. 스스로 범인을 찾아야 하는 ‘구정태’는 ‘한소라’의 SNS를 통해 주변 인물들을 뒤지며 진범을 찾아 나서는데…
평점
9.9 (2024.05.15 개봉)
감독
김세휘
출연
변요한, 신혜선, 이엘, 윤병희, 박예니, 지현준, 장성범, 심달기, 박명훈, 김광식, 유지연, 박이현, 조유진, 윤슬, 송경화, 김도윤, 이세랑, 한소하, 전정일, 김한상, 김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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