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불렛저널을 시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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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일본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접한 놀라운 장면 중 하나는 일본 사람들은 대체로 모두 하나 이상의 메모장을 들고 다니면서 기록을 한다는 점이다. 일할 때도 항상 작은 메모장을 참고해 이야기하고, 새로운 일이 생기거나 알게 된 일이 있으면 곧바로 메모장에 적어두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나를 담당했던 한국 출신 디자이너도 일본에서 일하며 메모장(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니며 기록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분은 일본에서는 이렇게 상사의 이야기와 거래처 혹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메모로 기록하는 일이 예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해야 일을 잘할 수 있다면서 말이다.


 손으로 직접 쓰는 일은 단순히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려 메모하는 일과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겪어보면 손으로 직접 쓴 메모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려 적은 메모는 ‘어? 내가 언제 이런 것도 적었지?’라며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볼 때가 많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은 메모 기능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의 어플이 있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메모해도 막상 그 메모를 돌아보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업무에 필요한 메모일 경우에는 곧바로 확인하겠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이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은 무심코 잊어버리게 된다.


 뭔가 확인할 게 있어서 스마트폰 잠금을 풀었는데, 막상 메모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만 보다가 시간을 보내버린 적이 모두 한두 번은 있을 거다. 그래서 오늘 해야 할 일의 기록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로 작성해야 더 자주 볼 수 있고, 머릿속에서 잊지 않는다고 흔히 말한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메모는 불렛저널 방식으로 기록한 오늘 해야 할 일의 목록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기호와 함께 단순히 손으로 적은 것만으로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우리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더욱이 그동안 화려한 다이어리를 만들기 위해서 알록달록한 장식을 꾸밀 필요도 없다.


 아주 단순하게 오늘 해야 할 일의 항목을 기호로 정리하면 된다. 오늘 한 일은 ‘X’ 표시 혹은 ‘체크’ 표시를 해서 바로바로 표시하고, 오늘 하지 못한 일은 바로 다음 장에 적으면서 실천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이렇게 직접 손으로 적으면서 하루 일정을 관리하면 좋은 점은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거다.


 우리가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할 때는 자판을 두드리면 끝이지만, 아날로그 방식으로 기록할 때는 손으로 글을 적으면서 ‘왜 내가 이 일을 하려고 하지?’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직접 손으로 적어서 옮기는 수고와 시간을 필요로 해서 발생하는 부수 효과다.



 위 사진이 담긴 책 <나의 첫 불렛저널>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수정 작업의 수고’가 불렛저널의 단점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꿔보면 수정 작업 자체가 ‘일정을 수정하기 싫으니까 오늘 안에 끝내자’라고 추진력을 더하면서, 시간의 효율적인 사용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좋은 기회를 준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면 완료하지 못한 일정을 다음 날로 옮기기 전에, ‘이 일정이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일인가?’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정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새로운 페이지에 굳이 옮겨 적을 필요가 없겠지요.

이처럼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자기 자신에게 묻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행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함으로써 시간의 사용방식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일에 도움이 될 테니까요. (본문 55)


 손으로 직접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어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들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먼저 손으로 적어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직접 손으로 적어봐야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걸까?’, ‘나는 진짜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걸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불렛저널이 손으로 직접 쓰는 일을 고집하는 이유도 바로 그 질문에 있다. 오늘 해야 할 일만 아니라 월간 목표, 한 해 목표를 직접 손으로 적으면서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정말?’이라며 또 한 번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게 한다. 그러면서 한정된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나의 첫 불렛저널>이라는 책은 그동안 직접 손으로 쓰는 다이어리를 꾸준히 적지 못해, 늘 새해에 산 다이어리가 30장을 넘어가지 못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손으로 기록하는 불렛저널 방식을 어떻게 저자가 실천해왔는지 읽어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불렛저널의 기본적인 구성 방법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만의 독특한 생각을 넣어 정말 나를 위한 노트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나만의 다이어리를 갖지 못한 사람을 위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불렛저널을 시작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불렛저널을 시작하는 데에 막 인터넷 개인 방송을 위해 조명을 사고, 카메라를 사고, 값비싼 마이크를 사는 등의 많은 준비 물품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마음에 드는 노트 한 권과 볼펜 한 자루뿐이다. 그 노트도 굳이 몰스킨 같은 비싼 노트가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노트 한 권이면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불렛저널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조금 크기가 작은 선이 그어지지 않은 무지 노트를 추천하고 싶다. 크기가 너무 크면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손이 그어져 있으면 사람은 왠지 모르게 선에 맞춰서 깔끔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지 노트를 추천한다.


 <나의 첫 불렛저널>의 저자가 쓰는 노트도 무지 노트다. 저자는 다이소에서 산 몰스킨 느낌이 나는 노트를 ‘다스킨(다이소+몰스킨)’이라고 말하며, 비싼 노트가 아니라 저렴한 노트이기 때문에 과감히 자질구레한 일도 적을 수 있어서 한결 가볍게 불렛저널의 다양한 기록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불렛저널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하는 불렛저널을 지속하는 두 가지 방법은 첫 번째,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록을 함께 쓴다. 두 번째, 좋아하는 일의 기록에 맞춘다는 방법이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록을 함께 쓴다는 건 단순히 오늘 해야 할 일을 적는 것이 아니다. 오늘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면, 혹은 어떤 공부를 하면서 외우고 싶은 문장이나 단어가 있다면, 수시로 확인하는 데일리로그 아래에 적어두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는 동안 머리에 익힐 수 있다.


 자연스레 오늘 해야 할 일 일정을 체크하며 그 문장과 단어를 보게 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노트를 다시 펼쳐 볼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일상의 관리와 복습의 의미에서 매우 좋은 방식이다.’라며 불렛 저널 노트의 일자별로 공부 기록을 남겨보라고 권한다. 하루 일정과 공부한 걸 연결시키는 거다.


 좋아하는 일의 기록에 맞추라는 건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요리, 운동 등 취미로 꾸준히 하는 어떤 일’이라도 불렛저널에 적어보라는 거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이어리에 적으면, 정기적으로 다이어리를 펼쳐 기록하게 되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되어 꾸준히 기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평소 다른 노트로 나누어서 하는 일은 귀찮아서 잘 하지 않게 되지만, 불렛저널을 노트 한 권으로 만들어서 기록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어 귀차니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나만의 개성이 넘치는 불렛노트를 만들기 위해서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해도 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만의 손글씨로 적으면서 기호로 표시를 하고, 내가 기록하고 싶은 어떤 일을 기록하며 노트를 꾸준히 적는 순간, 그 불렛노트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개성 만점의 불렛노트가 되기 때문이다. <나의 첫 불렛노트>의 저자는 오늘 데일리 로그에 ‘행복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기분 좋았던 일을 적기도 했다.


 ‘지금, 여기’에서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오늘 하루가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꼭 하고 싶은 일, 너무나 기분이 좋았던 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전에 먼저 노트에 적어보자. 행복한 척을 하기 위해서 인스타에 올리는 것보다 나의 불렛노트에 적는 일이 분명히 나를 더 즐겁게 해주리라 믿는다.


 불렛저널, 당신도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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