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팔용동 맛집 창원임진각식당 석쇠 소불고기 후기
- 일상/일상 다반사
- 2025. 2. 27. 08:48
임진각이라고 한다면 파주시에 있는 관광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경남 창원에는 '임진각'이라고 말하면 "아, 거기~ 소불고기 맛집?"이라고 말할 정도로 하나의 음식점이 유명하다. 창원 팔용동에 위치한 음식점이다 보니 김해에 거주하는 내가 자주 갈 일은 없는 곳이지만 지난주에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나와 어머니는 둘 다 몸이 좋지 않다 보니 매일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 죽어가는 느낌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살다 보니 지난해 건강 검진도 받을 수가 없었는데, 지난주에 내시경 검사를 위해서 지인의 병원에 입원해 건강 검진을 진행했다. 나는 내시경을 할 때도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함께 검사했던 어머니는 달랐었다.
100명 중 1명 꼴로 수면 내시경을 받다가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바로 그렇게 심정지가 오시는 바람에 병원이 한 차례 발칵 뒤집어졌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병원의 빠른 대처로 회복을 하시면서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머니는 쓴웃음을 지으시면서 허탈해하셨다.
사람 목숨이 정말 하루하루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 퇴원하는 길에 맛있는 거라도 먹자고 하셔서 창원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 임진각 식당을 찾게 되었다. 위·대장 내시경을 한 탓에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수면 내시경으로 용종을 떼어내고 생사를 오가다 보니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서 맛있는 거라고 먹자는 뜻이었다.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찾은 창원 임진각 식당은 석쇠 소불고기로 유명한 식당이다 보니 어머니는 곧바로 소불고기 2인분을 주문하셨다. 보통 다른 음식점이라면 소불고기 2인분을 주문할 경우 밑반찬과 함께 소불고기와 함께 먹을 밥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은 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공깃밥을 따로 주문해야만 했다.
어머니는 소불고기 2인분과 함께 공깃밥 2인분, 여기에 곁들일 소국물(소국밥은 밥이 함께 하지만 소국물은 이름 그대로 소국밥의 국물만 나온다)을 주문하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단한 밑반찬을 받아볼 수 있었는데, 소불고기가 메인이다 보니 밑반찬은 어디까지 소불고기와 곁들일 수 있는 형태로 소박하게 나왔다.
여러 유명 한식당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밑반찬의 가짓수가 적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불필요하게 밑반찬 가짓수가 많이 나오는 것보다 주력 메뉴에 집중하면서 밑반찬은 딱 이렇게 곁들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밑반찬 가짓수가 많다고 해서 그 집이 맛집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웃음).
창원 임진각 식당의 깍두기를 먹으면서 '어? 설탕을 좀 많이 넣었구나. 달다.'라고 생각하면서 젓가락을 깨작거리고 있을 때, 마침내 주문한 창원 임진각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 소불고기가 나왔다. 이 소불고기 한 개에 18,000원이면 절대 저렴한 가격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서민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맛집에서 18,000원을 주고 먹는 것보다 차라리 이마트 같은 곳에서 판매하는 수입산 소고기를 18,000원 치 구매한다면 더 풍성하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맛집에서 판매하는 소불고기는 역시 그곳만의 노하우가 들어가 있다 보니 숨겨진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창원 임진각 식당 소불고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항상 호평이었다.
다른 곳과 비교하거나 수입산 소불고기와 비교했을 때 유달리 특별히 맛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입맛이 서민 입맛 겸 초딩 입맛이다 그럴 수도 있지만, 석쇠에 구운 창원 임진각 식당 소불고기는 기름지거나 텁텁함 없이 아주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맛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지 않을까?
더욱이 요즘 '금추'라고 말하는 상추도 무료로 리필을 해 주셨기 때문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마늘과 쌈장, 소불고기를 쌈으로 먹으면 바닥이 났던 에너지가 조금은 회복되는 듯했다. 어머니는 이곳에서 소불고기를 함께 드시면서 "엄마가 못 깨어나서 죽으면 어쩔뻔 했노?"라면서 우스갯소리로 병원에서의 일을 회상하기도 했다.
소불고기와 함께 하나를 주문했던 소국물(소국밥의 국물)은 딱 국물만 있는 게 아니라 첨부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소고기와 콩나물이 들어가서 칼칼하고 살짝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내시경을 하고 병원에 입원해서 먹었던 국물과 반찬은 모두 밋밋했다 보니 이렇게 칼칼한 국물이 속에 들어가니 살 것 같았다.
소불고기 같은 경우에는 다소 가격이 있는 편의 음식점이다 보니 소국밥이 아니라면 자주 오기는 힘든 곳이다. 하지만 창원을 찾은 김에 창원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는다면, 한 번쯤은 창원 팔용동에 위치한 창원 임진각 식당을 찾아 소불고기와 공깃밥을 주문해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가 있었다.
역시 사람은 먹고살기 힘들어도 가끔은 이런 음식도 먹어야 살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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