윾튜브 사건으로 본 유튜브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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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유명 유튜버의 이름이 꾸준히 언론에서 비판을 받으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유튜버는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 방송에 나가지 않았지만,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지대한 활약을 펼치며 소위 말하는 ‘네임드’라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알려진 유튜버였다.


 그 유튜버의 이름은 윾튜브. ‘윾튜브’라는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었는지 처음부터 영상을 보지 않아서 나는 잘 모르지만,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인기 영상으로 뜬 걸 몇 번 봤다가 재미있어서 구독했다. 비록 나와 정치 성향이 달라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이슈를 신박하게 푸는 모습이 웃겼다.


 윾튜브는 단순하게 사회 이슈를 다루는 것만 아니라 때때로 유튜브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기도 했다. 나는 그 영상을 보면서 나는 ‘대단하다!’라며 적잖게 감탄했다.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듣고 싶은 형태로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윾튜브는 막 이래저래 화려한 효과를 넣어서 영상을 꾸미지 않고, 오로지 하회탈을 쓴 채로 책상 앞에 앉아 말을 하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구독자가 60만에 달하고, 조회 수는 매번 몇만을 가볍게 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역시 이슈를 잘 다루는 사람은 뭘 해도 되는 건가 싶어 부러웠다.



 하지만 윾튜브는 며칠 동안 크고 작은 사건에 휘말려 논란이 일어나자 ‘나의 인생’, ‘나의 죄’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찍어서 올렸다. 그 영상에는 자신이 어떤 식으로 인터넷에서 활동을 해왔고, 지금 한참 뜨겁게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카메라 앞에서 담은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솔직히 진심으로 그가 과거에 한 모든 일을 반성하고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거다. 게다가, 나는 윾튜브 영상을 보면서 무심코 기억에서 잊어버린 과거 속의 내 모습이 보여 화면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한창 인터넷 익명성에 기대어 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은 여기에 한 명도 없을 거다. 없다고 생각하는 건 단지 ‘내 기억에 없을 뿐’이지, 우리가 제대로 철이 든 어른이 되기 전에는 누구나 인터넷에서 살짝 발끈해서 크고 작은 트러블을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윾튜브 사건을 보기 전까지 나도 새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내가 당장 찾아가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으면서 “이 미친놈아. 뭐 하는 짓이야?”라고 나무라고 싶을 정도의 일이 많았다. 네이버 카페에서 함께 게임을 하다 계속 패배만 해 짜증이 나서 욕을 하고 채팅창을 끈 경우가 그렇다.


 물론, 내가 한 일은 ‘흑역사’로 취급하며 ‘참, 그땐 어렸지.’라며 부끄러워하며 화끈거리고 끝날 일이지만, 윾튜뷰의 과거는 ‘흑역사’라고 말하기에 지나친 부분이 많았다. 윾튜뷰가 그저 인터넷에서만 힘 좀 쓰는 사람이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의 영향력은 지나치게 커지며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윾튜브가 올린 ‘나의 죄’라는 영상을 한 번 더 보려고 했는데, 채널이 이미 접근 제한을 먹었는지 폐지가 되었는지 채널을 볼 수가 없었다. 오랫동안 꾸준히 일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주가를 올린 윾튜브는 이렇게 한순간에 모든 걸 손에서 놓쳐버리고 말았다.


 윾튜브 사건을 통해 ‘유튜브에 극단적인 콘텐츠가 너무 많다.’ 그런 이야기가 쉴새 없이 올라오면서 비판이 세지고 있다. 아마 이번 사건을 통해서 유튜브의 기세가 줄어들기를 기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그저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하다. 유튜브는 오히려 더 강해지지 않을까?


 현재 케이블 방송 시청률 신기록을 세운 드라마 <SKY 캐슬>만 보더라도 그렇다. 드라마를 통해서 그렇게 비인간적인 경쟁 강요가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아이를 성적 하나로 평가하며 ‘한 명의 인권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자랑하기 위한 트로피’로 여기면 얼마나 엉망진창이 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우리가 느낀 것과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드라마 속 강예서의 어머니인 한서진과 마찬가지로 내 아이에 맞춰 최적화된 전략으로 케어할 수 있는 ‘입시 전문코디’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보도가 증거다. 사람들은 결국 욕심을 포기할 수 없는 거다.


 아무리 드라마 속 차민혁 교수의 피라미드 이론을 비판하고, 김주영 같은 코디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비판해도 내 입장에서는 생각이 바뀌게 된다. 마치 한서진이 김주영에게 예서를 맡기면서 ‘우리 집은 영재의 경우와 달라.’라며 자기 최면을 걸었듯이 ‘나는 다르다.’라며 스스로 착각을 해버린다.



 <스카이캐슬> 한서진은 그렇게 모든 걸 손에서 다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을 거야.’라며 아무리 변명을 해도 사람의 정도(正道)를 버린 길을 선택한 한서진은 욕심에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한서지만 아니라 <스카이캐슬> 속 차민혁, 강준상 같은 인물도 똑같은 사례다.


 드라마가 비극이라고 해서 현실도 비극이라고 어느. 누구도 단정 짓지 못하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본 입시 코디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코디를 받으면 지금보다 더 전문적인 전략을 통해 성적을 올릴 뿐만 아니라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안 할 이유가 없다.


 나는 유튜브 세계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비록 윾튜브가 세월과 함께 잊고 지냈을 자신의 과거가 하나부터 열까지 밝혀지면서 패가망신의 길에 들어버리고 말았지만, 제2 제3의 윾튜브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아니, 안 나올 수가 없다. 그렇게 듣고 싶은 말을 해주면 돈이 된다는 걸 이미 알아버렸으니까.


 사람은 원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쫓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노리고 만만의 준비를 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현재 정치권을 보면 황교안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사정이 그렇고, SBS 뉴스가 손혜원의 목포 일제 가옥 매입을 연일 비난 보도를 한 게 그렇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내 글을 읽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윾튜브’라는 아시안컵 경기보다 더 뜨거울 수도 있는 화제를 가지고 글을 썼다. 결국, 사람은 교묘히 각도를 틀어 욕심을 부리는 법이다.


 우리는 그렇게 ‘나는 저 사람과 달라’ 하면서도 멀리서 보면 서로서로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게 바로 사람이다.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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