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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떙스북 17호, 가을을 맞아 책 읽기를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대학 2학기가 개강을 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매일 1일 1포스팅을 나와의 약속으로 정해놓았기에 하루 24시간은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매일 책을 읽더라도 하루에 1권을 다 읽는 일은 어렵고, 그렇다고 다른 주제에 대해 글을 쓰더라도 자료 조사에 너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덕분에 요즘 매일 새벽 1시가 다 되어 잠자리에 들고,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났다가 알람을 끄고 7시까지 자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만약 이 일이 내가 싫어하는 일이라면 넌더리를 쳤겠지만, 좋아하는 일이기에 해나가고 있다.


 어떤 일이라도 시간이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일이 금방 마음먹은 대로 쉽게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일은 항상 긴 인내를 요구한다. 그 긴 인내를 참아낼 수 있으면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지만, 그 긴 인내를 참지 못하면 다시 끝없는 방황을 시작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많은 사람에게 유명하다. 1만 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떤 일을 하면서 전심전력으로 노력한다면, 그 뒤에는 그 분야의 최고에 가까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1만 시간 동안 전심전력을 다 하는 것, 1만 시간 동안 견딜 수 있는 의지와 끈기다.



 이러한 법칙은 단순히 어떤 일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의 여러 생활에 그대로 적용되는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할 <땡스북 17호>에서 읽은 책 읽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도 이런 취지라고 생각한다. <땡스북 17호>에서 '시간이 필요해'라는 글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긴 시간 동안 우리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질문하고 생각을 말하라고 하기보다 외우고 시험을 치게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바뀌는 정책에 따라 책을 읽고 주체적인 생각과 질문을 하며 활동하라고 학생들에게 요구합니다. 침묵 속에서 시험을 치게 한 긴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에 바뀐 교육정책에 따라 이들을 재촉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윗글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한 서미경 한국 독서문화연구소 공동 대표는 책 읽기에도 시간을 기다려줘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갑자기 책을 읽기란 어려운 일이며, 하물며 단순히 책을 읽는 일이 벅찬 사람에게 '자유로운 토론'을 하라는 건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항상 그 어려운 일을 강요하는 것 같다. 줄기차게 학교에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말하는 수업을 듣고, 복습을 하며 외워야 하는 일만 최소 초·중고등학교 다 합쳐서 12년을 한다. 12년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0만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외우기만 했을 뿐이다.


 10만 시간 동안 외우기만 한 사람이 갑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인문학적 인재가 중요하다고 해서 책을 읽으면서 자유 토론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도 시간이 걸린다. 1만 시간만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데, 무려 10만 시간을 그렇게 보낸 거다.




 나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나는 그저 남과 똑같아지지 않고, 나만의 색을 갖춰서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타인의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으로 글을 쓰고, 타인의 꿈이 아니라 내 꿈을 꾸는 삶을 살고 싶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그 꿈을 향해 발을 내디딜 수 있게 해줬다. 아직 꿈을 이룬 것은 아니다. 아직 한참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전공 공부도 함께 하면서 하는 일이라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해 나갈 수 있는 건 여기에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책 읽기가 좋은 이유는 삶을 사는 분명한 자기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10만 시간 동안 자기 이유에 대한 고민 없이 외우기만 한 시간과 전혀 다른 길이다. 물론, 10만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과 지식을 외워서 머릿속에 넣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자유롭게 꿈을 상상하는 일이 없다는 건 분명히 아쉬운 일이다. <땡스북 17호>에서 강원도 산골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한 한 선생님의 글을 읽었다. '아이들을 망친 정보화 마을'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글은 오늘날 우리에게 "뭣이 중헌디?"라는 질문을 던지는 글이 아닐까 싶다.




 <땡스북 17호>의 키워드는 '가상 현실vs현실'이었다. 가상 현실은 꿈의 기술로 불렸었지만, 지금은 벌써 가상 증강 현실이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더욱 현실화가 되고 있다. 이것은 더 멋진 미래와 꿈을 꾼 사람들이 기술을 이끌어가고,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생각을 현실로 만들고자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너무 정사각형처럼 굳어버린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그 정사각형에서 벗어나 더 넓게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지금도 내가 친구가 적어서 책을 읽는 일을 좋아했고,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글을 쓴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적 같은 행운이었다!


 <땡스북 17호>를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기록에는 그런 힘이 있다. 쓴다는 행위 자체로 타인을 인식하게 되고, 일기를 쓰더라도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하게 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모호했던 감정이 실체를 드러내고 얽혔던 사고의 흐름이 정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감정의 원인이 드러나고 부정확했던 사고가 명확해지면 얽혔던 관게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본문 83)


 글을 쓰는 행위는 나를 돌아보는 일이다. 책을 읽는 행위는 나를 넓혀가는 일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굉장히 유익한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잠시 시간을 투자한다고 되지 않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걸 안다면, 책 읽기를 평생 습관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은 책 읽기 좋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책 읽기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책과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땡스북 17호>를 권하고 싶다. 길게 보고 시작해야 하는 책 읽기의 첫 출발을 하는 자신의 다짐에 좋은 만남이 되리라 생각한다. <땡스북> 시리즈는 바로 그런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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