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나를 괴롭히던 녀석을 우연히 만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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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나를 괴롭히던 녀석을 우연히 만났는데...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의 아이들과 연락을 끊어지더라도 나중에 우연찮게 만나게 되는 인연이 있다. 그 인연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서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으로 나뉠 것이다. 무척 친했지만, 갑자기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만나게 되면,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늘 자신과 숙적으로 남아있던 녀석을 만나게 되면 그것만큼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어머니 일을 도와서 김해시청 관광과에 납품을 갔다가 우연히 한 녀석을 만났다. 나름 친했던 친구라면 반가운 얼굴로 '오, 오랫만이다!'하면서 인사를 건넸겠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내가 시청에서 우연히 만난 녀석은 중학교 시절에 심심하면 나한테 와서 시비를 걸고,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해대던 놈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본 순간 첫 눈에 누가 누구인지를 바로 깨달았다.

 여기서 그 녀석은 공익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사지가 멀쩡하고, 남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이 군대를 가야지, 왜 이러고 있는지 정말 의아했다. 내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그 녀석의 이름은 여기서 밝힐 수가 없다. 혹시나 나중에 큰 일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철자만 이야기를 하자면, K.D.S이다. 앞으로 이야기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 이 녀석을 K로 부르겠다.


 내가 어머니를 도와서 시청에 간 이유는 관광과에서 말도 안되는 개수(지도 7만 6천장. 총 190박스)를 3일만에 납품을 하라고 해서, 그 많은 박스들을 옮기기 위해서 였다. 나 이외에도 어머니 친구분의 남편과 짐을 실었던 화물차의 아저씨가 있었다. 관광과도 지난번에 일부 납품했던 박스를 보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공익 한 명을 데리고 왔다. 그 공익이 하필이면 그 K라는 녀석이었다.

 서로 누구인지를 한 눈에 알아보았지만,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할 말도 없었고, 말도 붙이기 싫었다. 그렇게 짐을 옮기고 있자니, 이 녀석이 또 옛날 버릇을 보이기 시작했다. 난데없이 욕을 하면서 시비를 거는 것이였다.

 짐을 편하게 나르기 위해서 줄줄이 서서 한 상자씩 받으면서 건네주고 있었는데, 그 녀석이 느리다고 나보고 욕질을 해댔던 것이었다. 하필이면 내가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K 녀석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않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에 내가 앞에 사람이 상자를 쌓고 있느라, 상자를 건네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그 녀석과 나눴던 대화는 아래와 같다. 

 K : 야이 X발아, 빨리 안하나?
 나 : 지금 앞에 있다 아이가.
 K : 마, X발. 돌았나? 개X끼가.
 나 : 마, 옛날에 알았던 사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K : 이 X끼가. 미쳤나보네. X발. 니 이거 끝나고 좀 보자.
 나 : (보기는 뭘 봐.) 

 참. 내가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었다. 나이를 그렇게 먹고도 아직까지 저 상태인 것을 보니, 불쌍하기 그지 없었다. 저런 종류의 사람은 크게 한번 뉘우칠 기회를 가지지 않는 이상 계속 저렇게 살아간다. 하필이면 그 녀석을 만나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기억이 떠오른 것만으로도 정말 싫은데, 그 녀석을 상대하고 있자니 속이 말이 아니였다. 

 박스를 옮기는 일이 끝나고, 그 녀석은 내 뒤를 따라왔었다. 하지만, 나는 어른들하고 같이 나갔기 때문에 녀석은 도중에 다시 돌아갔었다. 아마, 내가 혼자 가거나 잠시 있었으면, 또 한번 나한테 시비질을 걸었을 것이다. 자칫, 시청에서 본의아니게 말을 높여서 싸움을 하거나, 또 경찰을 부를뻔했었다.  


 옛날 일만 생각하면, 당장에 할 수만 있다면 그 녀석의 사지를 찢어서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왜냐하면, 나는 K같은 사람이 계속해서 저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교육의 한계이고, 사회의 한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K같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린시절 잘못된 교육을 받았고, 스스로도 잘못된 길로 나아갔기 때문에 저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K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고, 올바른 가르침을 만나지 못하는 한 계속 저렇게 살아가야 된다고 생각하니 단순히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 녀석이 만약 제대로 된 선생님과 부모님을 만나서, 제대로 된 인간교육을 받을 수가 있었다면, 저렇게까지 비뚤어진 자세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 녀석과의 불편한 재회를 통해서 교육의 중요함을 한번 더 깨달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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